새벽에 배가 아파 잠을 깼다. 필시 저녁을 과히 먹었기 때문에 체한 것이리라. 다시 잠을 청하긴 힘들 듯 하여 바늘 찌르듯 아파오는 배를 안고 샤워를 했다. 몸이 잠에서 깨어나니 아픔도 좀 익숙해졌다. 썩 기분좋게 일어난 것이 아니기 때문에, 담배나 한 개비 피울까 하였지만 목도 아프고 하여 이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말았다. 멍하니 컴퓨터 앞에 앉아 할 일이 무엇이 있나 생각해 보았다. 두어 가지가 바로 떠올랐지만, 영 내키지가 않아 하지 않았다. 한숨을 쉬며 기지개를 켜는 순간 새로운 -사실 늘 보였던 것이지만- 물건이 눈에 보였다. 벽에 걸려있는 코끼리 인형을 집어 내려 한동안 가만히 쳐다 보았다. 가만히 인형을 내려 두고 더 깊은 상념에 잠겼다. 그리곤 삼켜온 시간들을 되새김질 했다. 255일 하루하루를 빠짐없이 곱씹어 내고 나자, 무언가 개운해 진 느낌이 되었다. 그간 마셔온 감정들을 한꺼번에 섞어 마셔버린 듯한 기분이랄까, 형용하기 어려운 기분이었지만 개운하였다. 슬슬 속도 진정이 되었고, 오늘은 병원에 가 보라는 친구의 마음 씀씀이에 고마워하며 다시 잠을 청했다. 누워서 음식이건 시간이건 체증을 해소하려면 되새김질을 해야 겠다는 싱거운 생각을 하며 잠이 들었다.